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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고대 이스라엘의 발명
  • 최형묵
    조회 수: 3711, 2003.10.29 11:41:09
  • 잃어버린 팔레스타인 역사를 찾아


    어느 민족이 통곡의 벽(위) 앞에서 통곡해야 할까?

    키스 휘틀럼, <고대 이스라엘의 발명-침묵당한 팔레스타인의 역사>, 이산, 18000원.

    제목부터 사뭇 도발적이다. 이스라엘 역사는 실재했던 것이 아니라 발명되었다?

    키스 휘틀럼의 <고대 이스라엘의 발명>(김문호 옮김, 이산 펴냄)은 꼼꼼한 학술서 형태를 띠면서도 서양 고대사의 전제들을 뿌리째 뒤흔들 만큼 대담하고 독창적이다. 그에 따르면, 헬레니즘과 더불어 오늘날 서양 문명의 원류로 간주되는 헤브라이즘을 배태했던 고대 이스라엘은,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한 역사가 필요했던 서양 문명의 발명품에 불과하다. 근대적 국민국가의 원조로 제시되는 다윗-솔로몬 왕국은 그들의 팔레스타인 지배를 정당화하는, 그럼으로써 팔레스타인 역사를 철저히 침묵시키는 학문적 허구라는 것이다.

    그 발명의 근거는 성서(혹은 성서 고고학)였다. ‘성서 고고학은 국민국가를 만들기 위한 근대의 투쟁에서 과거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원자료를 제공하는 주요 공급원이었다.’ 성서에 부합하지 않는 사실은 완벽하게 배제되었다. 그러나 저자는, 문자로 기록된 자료가 성서밖에 없을지라도 ‘성서=역사’는 진리가 아니라 가정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고대 이스라엘은 가정에 입각한 발명품이며, 진정한 역사는 ‘성서적 역사에 대항하는’ 팔레스타인 역사라는 결론에 이른다. 팔레스타인 역사가 이스라엘 역사나 성서의 시·공간에 포섭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성서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과거에 대한 목조르기’를 푸는 ‘해체의 역사’를 지향한다.

    ‘시오니즘의 촘촘한 거미줄과 드라마에 질식당한’ 팔레스타인 역사를 반환하라고 요구하는 이 책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재일 교포 2세 사학자 이성시가 <만들어진 고대>라는 책에서 논증한 것처럼, 우리 역시 (일본이나 중국에 맞서) ‘현재를 과거에 투영하여 과거를 배타적으로 점유하려는’ 근대적 국민국가의 관점에서 고대사를 해석하려는 유혹에 자주 빠지곤 하기 때문이다. 이데올로기로서의 역사는 달콤하지만, 그만큼 위험하다.

    강철주 편집위원
    <시사저널>[ 2003.09.04 72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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