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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221차 월례포럼] 사사기 21장 모로 읽기 : 야베스와 실로의 딸들을 기억하며(유연희)
  • 제3시대
    조회 수: 861, 2019.04.18 11:21:37
  • 221차 월례포럼.jpg




    [221차 월례포럼을 알립니다]

    이번 월례포럼은 성서신학자 유연희 박사와 구약성서의 사사기 21장을 새롭게 읽으며 성서의 성폭력 본문의 문제를 다루고자 합니다. 성서는 거룩한 정경이지만 그 속에는 폭력도 난무합니다. 특히 성폭력은 현 시대의 중요한 화두이고, 성서의 성폭력 본문은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독자가 성폭력에 대한 민감성을 갖게 될 때 성서의 본문 속에서 화자의 뜻을 새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사사기 21장은 19-20장과 더불어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 공동체 전체의 평화와 안정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우리는 성서 저자가 어떻게 공동체의 위기 때에 백성과 지도자들이 택한 어리석고 폭력적인 문제 해결 방식을 비판하고, 또 어떻게 독자도 함께 공분하도록 초대하는지를 살펴볼 것입니다. 

    지난 수십 년 사이에 한국 사회에는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여성에 대한 폭력과 성폭력은 여전히 만연합니다. 오히려 한국에서는 놀랍게도 여성에 대한 강력범죄가 두드러지게 늘었습니다. 여성은 강간, 강도, 살인을 포함한 강력범죄의 절대다수의 희생자로서, 지난 10년 사이에 72.2%(1995)에서 87%(2014)로 늘었습니다. 피해자의 열 명 중 아홉이 여성인 사회인 것입니다. 여성이 안전하지 않은 사회는 미래가 없습니다. 

    한국교회가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성희롱, 성폭행 사건에 대한 올바른 대응, ‘안전한 성소’(Safe Sanctuary) 정책, 성 인지, 성 인권 향상 등을 위해 이 21세기에 할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은 서글픈 일입니다. 그러는 사이에 젊은 여성들은 실로의 축제에서 사라지듯이 교회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교회를 떠나는 비율이 전체 평균보다 네 배 이상 높다니 말입니다. 

    여성이 없는 교회는 미래가 없습니다. 학자들과 설교자들이 성서에서 여성에 대한 성폭력 이야기를 비평적으로 다루고 그럼으로써 교회와 사회의 현실 변화를 요청하는 작업은 철저하고 광범위하게 행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이 미드라쉬 애가로 무고하게 죽은 시민들, 납치와 성폭력을 겪은 여성들을 위로하고자 합니다. 월례포럼에 오셔서 함께 애가를 불러주시기 바랍니다. 


    별 없는 밤 - 사사기 19-21장을 찢으며 


    참 즐거웠는데, 

    실로의 축제에서 친구들과 춤추는 일이란 

    너울과 치맛자락 사이로 시원한 밤바람 스치고 

    깔깔거리는 웃음 사이로 향긋한 꽃내음 감돌고 

    별은 알알이 박혀 쏟아질 듯 가까이 있었는데. 


    결혼과 함께 

    축제와 친구들은 

    멈추었다. 


    참 피곤했다. 

    자기 생각을 가진 여자로서 한 남자와의 결혼 안에서 버틴다는 거. 

    사랑했다 생각했고, 좋은 남자라 생각했는데 

    결혼이, 남자와 산다는 게 버거웠다. 

    시대를 잘못 타고났는지 모른다. 

    아니, 내 존재 자체가 잘못이었는지 모른다. 

    여자라는 거, 히브리 여자라는 거 말이다. 


    그래서 집에 갔다. 

    치사했다. 

    아버지가 사위에게 끝도 없이 잘해주는 거, 딸 가진 죄인이라는 건가. 

    도로 남편을 따라나설 수밖에 없는 이건 뭔가. 

    결혼한 여자의 막다른 길인가. 


    칼날이었다. 

    낯선 마을 무뢰배들에게로 나를 떠밀던 남편의 손이란. 

    그런 것이었다. 여자란, 남자란. 

    그 순간 난 이미 죽었다. 


    더러웠다. 

    온 몸으로 밤새 집단 강간을 당했다. 

    별도 없고 하나님도 없는 밤이 있더라. 

    새벽녘 간신히 방문턱까지 기어왔다. 


    남편의 손은 내 몸을 열 두 토막내어 사방으로 보냈다. 

    이 살덩이, 이 뼛조각을 내세워 

    수많은 남자들을 죽이더니 

    또 수많은 언니, 노인, 어린이를 죽이더니 

    내 어린 자매들을 납치하고 약탈하고 성폭행에, 강제 결혼에, 

    웩, 토 에 바!* 


    땅은 피를 토하고 

    하늘은 불을 내리고 

    바다는 메말라 나라가 산산이 흩어졌다 

    내 살덩이, 내 뼛조각처럼 온 세계로 흩어졌다. 


    한 여자가 

    별도 없고 하나님도 없는 밤에 

    붙잡히고 맞고 

    강간당하고 난도질당하는 한 

    이 세계는 늘 흩어질 것이다. 


    (*토에바는 히브리어로 역겨움을 뜻함.) 


    발표 : 유연희 (감신대 외래교수, 본 연구소 연구기획위원)
    일시 : 2019. 4. 29(월) 오후 7시 30분

    장소 : 안병무홀(서대문역 1번 출구,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11길 19 돈의빌딩 1층)

    문의 : 02-363-9190 | 3era@daum.net | 김윤동 010-9717-1130

    참가비 : 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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